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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JUN

[정도전] 드라마 정도전을 보며 2014년 슬픈 대한민국을 보았습니다 ▶◀


 [정도전] 드라마 정도전을 보며 2014년 슬픈 대한민국을 보았습니다 ▶◀ 




어제 우연히 검색어에 정도전이라는 이름을 보았습니다. 너무 놀라 얼른 TV를 틀어 보았지요. 


제가 작년에 삼봉 정도전이라는 책을 우연히 보았는데 ...  가슴에 와 닿는 뜨거움이 대단한 책이였습니다. 


그 뜨거움은 아마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기에 더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 정도전 첫회 시작 10분을 넘겨 보았기에 첫 10분도 무척이나 보고 싶은 마음에 조금전 KBS 홈페이지에 들어가


어제 보지 못했던 시작 부분을 다시 보았습니다. 삼봉 정도전과 이성계의 만남에서부터 드라마는 시작 되었습니다.


이성계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나 저는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더욱 관심이 있기에 어제 방송에서는 묘사하지 않았던


정도전이 왜 최영이 아닌 이성계를 선택하고 찾아간 이유를 잠시 소개하고자 합니다.




책 「 삼봉 정도전 」中 ...


 

가을비가 구죽죽이 내리고 있었다. 차가운 빗줄기가 옷 속으로 스며들면서 냉기가 뼛속까지 찔렀다.


사내는 영마루에 올라서자 몸을 부르르 떨면서 시린 눈빛으로 산 아래 들판을 내려다 보았다. 산들이 타는 듯 

 

붉은 것은  가을이 깊었기 때문이고 , 들판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은 겨울을 채촉하는 찬비가 내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가을비다. 구죽죽이 내리는 비가 청승 맞은 것은 가을 탓이 아니라

 

빈 들판을 달리는 바람처럼 그의 가슴이 텅 빈 탓일터이다.     ' 갈아 엎어야 돼 '    사내가 신음처럼 내뱉었다.

 

가슴속에 울분이 솟구쳤다. 혼탁한 세상 ...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세상은 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가슴속에 천하를 품고 있는 자신을 핍박하는 세상이 야속했다.

 

시골의 작은 서당조차도 헐어버린 더러운 세상을 용서할 수 없었다.


사내는 삿갓을 비스듬히 올려 쓰고 잿빛 하늘 어디에도 새 세상이 열릴 징조는 찾기 힘들다.

 

천명天命이니 , 하늘의 뜻이니 하는 말들은 모두 사람들이 지어낸 것이리라 ... 


' 그가 과연 천하를 도모 할 그릇인가 ? 함주까지 가는 길이 헛고생이 아니였으면 좋겠구나 '


가슴에 울분이 쌓인 이 사내는 정도전이었다. 그는 이성계 얼굴을 가만히 떠올려 본다.

 

동북면도지휘사 이성계 , 고려 조정에서 주목 받는 인물은 아니다. 정도전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함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도 이성계를 자세히 알지 못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이색의 집에서 잠깐 얼굴을 보고 몇 마디 나눈 것이 고작이었다. 


정도전은 무의도식 하면서 고려의 많은 인물들을 살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뜻을 품은 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 장수는 될 수 있어도 한 나라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은 아니다 ' 





정도전은 고려의 많은 인물들에게 실망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성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1382년 동북면도지휘사로 있던 이성계를 찾아가는 정도전의 초라한 몰골을 비웃듯이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성계는 무장이라고 해도 학자에게 학문을 배워 문리를 깨우친 인물이다. 한 고조 유방도 시정의 부랑배가 아니었던가 ...


유방이 천하제일의 책사인 장량과 명장인 한신을 만나지 못했다면 중국 통일의 위업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고려는 5백 년을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한 왕조가 5백 년을 지탱해 왔으면 왕기가 쇠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새로운 왕조가 일어나야 한다. 정도전은 자신의 생각을 굳게 믿었다. 동북면 함주로 가는 길은 비속에서

 

고즈녁했다. 정도전은 노래 가락을 읊듯이 시 한 수를 외치며 휘적휘적 산을 내려오기 시작 했다. 



  

  5 년에  세번이나  집을  옮겼는데  금년에  또  이사를  하게  되는구나 


  들은  넓은데  띠집은  보잘것  없이  초라하고  산은  길게  뻗었는데  고목은  쓸쓸  하구나


  발가는  사람에게  서로  성  물어  보고  옛  친구는  편지조차  끊어  버리네 


  천지가  능히  나를  받아  주려니  표표히  가는  대로  맡길  수  밖에

 



집을 이사한다는 뜻의 < 이가移家 > 라는 제목의 시였다.


시에 있는 것처럼 정도전은 5년에 세번이나 이사를 할 정도로 이인임 일파의 탄압을 받았다. 이제 그는 곤고한 유랑생활을

 

마치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하는 것이다. " 이성계 대장군의 막사는 어디에 있습니까 ? " 정도전은 수많은 깃발이 펄럭이는

 

함주의 막사에 이르자 군사들에게 물었다. " 정도전이라는 사람이 대장군께 술 한잔 얻어먹고 싶어 왔다고 전해 주시오

 

" 정도전은 눈을 지그시 감고 말했다. "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 ?

 

우리 장군님이 어떤 분인데 감히 술을 얻어먹겠다는 거야 ? "  군사들이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정도전을 이성계에게 안내해 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 나중에 대장군께서 내가 왔다가 그냥 갔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대들의 경을 칠 것이오 " " 무얼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으나 이름 석 자만 가지고 대장군을 뵈겠다는 말이오 ?

 

공연히 귀찮게 하지 마시오 "

 

" 전 성균관 박사 정도전이 왔다고 전해 주시오 " 군사들은 새삼스레 정도전의 초라한 몰골을 살핀 뒤 안으로 들어 갔다.


그러나 이성계 보다 먼저 달려 나온 것은 홍안의 소년이었다. " 선생님 , 선생님께서 이 먼 곳까지 오실 줄 몰랐습니다.

 

진작 찾아 뵙지 못해 송구합니다 " 소년이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 그대는 누구인가? " 정도전이 의아한 표정으로

 

소년을 살폈다. 소년은 눈이 부리부리하고 기골이 장대했다. " 방원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의 고명은 익히 들었습니다 "

 

이방원은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로 과거에 급제한 인물이다. 무장 출신이면서 과거에 급제했기 때문에 정도전도

 

이름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 소년 영웅이로군 . 이 장군의 몇째 자제입니까 ? "    " 다섯째입니다 "  

 

이방원과 정도전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었다.


 

" 핫핫핫 ! 호랑이 새끼에 고양이가 없다더니 명불허전名不虛傳 입니다 "  

 

" 과찬이십니다. 제가 아버님께 모시고 가겠습니다 "


이성계는 정도전이 왔다고 하자 깜짝 놀라서 군영 밖으로 달려 나왔다.  정도전과 이성계 ...





그들은 탐색하듯이 오랫동안 살폈다. 먼저 침묵을 깨뜨린 것은 이성계였다. 


" 정 공鄭公 , 정 공이 이 누구陋嶇한 곳까지 어쩐 일이시오 ? "  

 

이성계가 탐색을 끝낸 듯이 정도전의 손을 덥석 잡았다.

 

" 송구스럽지만 찬하를 유랑하다 지쳐서 장군께 의탁하려고 왔습니다.

 

이틀을 굶고 먼 길을 왔는데 먹을 것을 좀 주십시요 "


정도전은 제 집에 돌아오기라도 한 것처럼 이성계에게 거침없이 음식을 요구했다.    " 잘 오셨오 "


이성계는 반갑게 정도전의 손을 잡고 대군영 막사로 들어 갔다. 군사들은 초라한 몰골의 정도전을 환영하는

 

이성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막사로 들어간 정도전은 이성계가 군사들에게 지시하여 술과 음식을 차리자 고맙다는

 

말도 없이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 하였다. 이성계의 휘하 막장들은 정도전이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웅성거리면서

 

눈쌀을 찌푸렸다. 남루한 옷차림에 귀인다운 풍모라고는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 정도전은 이성계 휘하 장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음식과 술을 다 먹은 뒤에 피로하다며 이성계의 침상에서 쿨쿨거리고 잠을 잤다.  

 

 " 장군 , 저자가 뭘 하는 작자인데 감히 장군의 침상에서 잠을 자는 것입니까 ? "


조영규가 의아한 표정으로 이성계에게 물었다. " 시건방진 작자입니다. 장군을 무시하는 것은 우리 동북 면

 

무장들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저런놈은 몽둥이로 두들겨서 내쫒아야 합니다 "

 

이성계의 무장 조영규 , 이지란 , 조영무 , 등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지란은 남송의 명장 악비 장군의 후손이었다. 악비 장군이 역적 진회의 모함으로 억울하게 죽자 후손이

 

고려에 귀화했다. 이지란은 이성계와 의형제를 맺고 편장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 어리석은 소리 하지 말라. 내 침상에 누워 있는 사람은 고려 최고 실권자 이인임과 맞서 싸운 분이다.

 

그가 왜 나를 찾아왔는지 모르겠구나 "         이성계는 침상에서 잠들어 있는 정도전을


살피면서 고개를 갸우뚱 했다.   " 장군 성균관 박사라면 서생 아닙니까 ?

 

서생이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 "


" 맞습니다 ! 우리는 지금 호발도湖拔都 군을 격파해야 하는데 저런 서생이 어디에 필요합니까 ? "


이성계의 큰 아들 이방우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호발도 군은 여진족으로 , 동북 면 일대에

 

출몰하여 노략질을 일삼아 이성계 군대가 토벌하러 온 곳이다.  

 

" 형님 그렇지 않습니다. 삼봉 어르신은 저희에게 큰 가르침을 주실분입니다 "


방원이 큰형 방우를 제지했다. " 나를 찾아온 손님이다. 손님을 박하게 대하는 것은 군자의 예의가 아니다. 


너희는 무장이라 문인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문인들에게 세상의 이치를 배우도록 하라 " 


이성계가 아들과 부하에게 말했다. 정도전은 잠을 자는 체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우렸다.

 

" 이성계는 포용력이 있구나. 부하들 중에서도 쓸 만한 인물이 많다. 더욱이 이방원이란

 

아들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이다 "   정도전은 이성계가 도량이 큰 인물이라 생각했다.

 

정도전은 이성계의 군영에 머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매일같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군사들과 어울려


한가하게 잡담만 나누었다.  ' 이성계의 군대는 군율이 삼엄하고 충성심이 대단하다 '  

 

이성계는 자신의 군대를 강군으로 이끌고 있었다. 상벌을 엄격히 하여 공이 있는 군사를 장수로 발탁하고

 

무능한 자는 가차 없이 도태 시켰다. 대신 자신의 군대에 속해 있는 군사들은 가족까지 돌보았다.

 

이성계의 군대는 그로 인하여 가족 같은 유대감을 갖고 있고 충성심도 뛰어났다.  

 

' 군대를 이렇게 이끌면 나라도 후륭하게 다스릴 수 있다 ' 


정도전은 군사를 통솔하는 이성계의 지도력에 감탄했다. 마치 흙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 정 공 , 혹시 내 군대를 사열하고 싶은 생각이 있소 ? "  하루는 이성계가 정도전에게 물었다. 


" 장군 , 기회를 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  이성계가 무엇 때문에 자신에게 군사를 사열하게 하는지

 

정도전은 알 수 없었다. 이성계는 심기가 깊어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 입이 무거운 것은 신중하다는 것이니 군주의 재목이다 '


정도전은 이성계에게 만족했다. 이성계는 군주가 갖추어야 할 여러가지 덕목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고려는 누대에 걸친 부패와 전쟁으로 백성들이 도탄에 빠졌다.

 

조정은 무능하고 지도자들은 비전이 없었다.


이러한 시대는 한마디로 난세이고 , 난세는 혁명이 가능한 시대다.


혁명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인물이 정도전이라면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는 이성계였다.


정도전은 이틑날 군대를 사열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이성계에게 말했다.

 

" 훌륭합니다. 이 군대로 무슨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소 ? "


정도전은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 이성계라고 확신했다.

 

" 무엇을 말하는 것이오 ? 정 공의 말씀을 알아 듣지 못하겠소 "


이성계가 빙긋이 웃으면서 물었다. " 왜구가 동쪽과 남쪽에서 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 

 

 정도전의 말에 이성계가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그들을 이방원이 결의에 찬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이성계와 정도전은 오랜 지기를 만난 듯이 고금의 흥망성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도전은 이성계의 깊은 심지에 감탄하고 , 이성계는 정도전의 박학다식한 학문에 탄복했다.





함주의 뒤에는 반룡산이 우뚝 솟아 있었다. 정도전과 이성계는 말을 타고 반룡산에 정상에 올랐다. 


수령 수백년이 되었음직한 거송이 그들을 맞았다. 정도전과 이성계는 그 거송의 아래에 놓인 반석에 앉아

 

함주를 내려다 보았다.


" 장군께서는 고려를 어찌 보십니까 ? "  정도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성계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의 눈은 전에 없이 활활 타고 있었다.  " 어찌 그런 질문을 하십니까 ? "  이성계의 눈에서도

 

른 서슬이 뿜어졌다.


" 저는 장군이 어떤 그릇인지 알고 싶습니다 "


" 그릇이라 ... 그릇의 크기를 묻는다면 장부로 태어났으니 무엇인들 못 담겠습니까 ? "  

 

" 천하도 담을 수 있겠습니까 ? "     


정도전의 말에 이성계의 눈에 불꽃이 확 일어났다. 


" 담아야 한다면 담겠습니다 " 이성계가 결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성계는 그때까지 새 나라를 창업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았다. 고려가 혼돈에 휩싸이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신음하자 부패한 권문세가를 갈아치워야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을 뿐이다. " 천명天命 은 하늘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장군의 가슴에 천하를 담아 드리려고 합니다 "   

 

" 보잘것 없는 사람을 그리도 높게 평가헤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일이 이루어지도록 해 


주신다면 스승으로 모시겠습니다 " 이성계가 옷깃을 여미고 정도전에게 절을 했다. 정도전도 황급히 맞절을 했다.


" 이 일이 대사라 10 년이 걸릴지 20 년이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  " 모든것을 선생에게 맡기겠습니다 "  

 

정도전은 뒤를 돌아 거송을 바라보았다. 수백 년 풍상을 겪고 자란 거송이 왕목「 王木 . 산의 나무를 지배하는 나무 」

 

처럼 의연하게 서 있었다. 정도전은 빠르게 소나무 껍질을 벗기고 시를 썼다.



아득한  세월에  한  그루의  소나무   몇만  겹의  청산에서  자랐도다


  잘  있다가  다른  해에  서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인간  세상  굽어보고  큰  발자취를  남기리



< 함영 소나무에 제하다 > 라는 시다. 정도전은 함주에서 이성계와 그의 아들 이방원을 만난 후에 


그들이 산림에 묻힌 인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간 세상 굽어 본다는 것은 천하에 군림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 한 고조가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 장자방이 한 고조를 쓴 것이다 " 


정도전이 술에 취하면 입버릇처럼 했다는 말이다. 이는 한 고조 유방이 뛰어나서 책사인 장량을 수하에 거느린 것이 아니라


장량이 현명하여 유방을 선택 했다는 말로 , 이성계가 정도전을 등용한 것이 아니라 정도전이 이성계를 발탁했다는 뜻이다.


정도전은 함주에서 이성계와 남은 이야기를 나누고 개경으로 돌아왔다.


 


 


이성계는 정도전이 그의 군영에서 며칠 동안 머물다가 돌아간 일이 꿈만 같이 느껴졌다. 정도전과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그의 높은 정신 세계에 빠져 들어갔다. 정도전은 이성계가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세계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그의 말은 폭포가 쏟아지듯이 장쾌하면서도 , 강물이 도도하게 흐르듯이 유장하였다. 영웅호걸들의 부침하는 삶과 수많은


나라들의 흥망성쇠 과정이 정도전의 입을 통해 흘러 나왔다. 그의 언변은 도도했고 , 사상에는 새 나라 건설과 천하 경영의


야심이 담겨 있었다. 이성계는 제환공이 관중을 모시고 패도에 대해서 배웠듯이 정도전과 이야기를 하면서 새 세상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성계는 정도전을 통해 천하를 보았고 , 정도전은 이성계에게 천하를 경영하는 법을 일러 주었다.


이성계는 술을 마셔도 조금도 취기가 오르지 않고 한동안 잠도 자지 못했다. 정도전은 이성계에게 부하를 통솔하는 법을 적은


책까지 주었다. 그것은 그가 읽은 어떤 책보다 뛰어난 병서였다.


" 유비는 제갈량을 찾아 삼고초려를 했는데 선생께서 몸소 이 사람을 찾아오셨으니 이성계의 복입니다 "


" 현자는 어리석은 주인을 섬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정도전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 이성계는 눈을 감을 때까지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겠습니다 "


"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제가 장군의 막사를 찾아온 것을 비밀에 붙여야 합니다 "  

 

이성계는 정도전과 천하를 도모하기로 굳게 약속했다. 정도전은 마지막 날 이성계와 시를 짓고 유쾌하게 술을 마셨다.

 

떠나기 전에는 호발도 군을 격파하는 전략까지 알러 주었다.





" 아버님 , 선생님은 만나 보니 어떠셨습니까 ? "  정도전이 떠난 뒤에 이방원이 물었다. " 너는 어떻게 보았느냐 ? "


" 천하를 논할 인물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  " 그래 , 그의 머리속에는 천하가 들어 있다 " 이성계 역시 정도전에게

 

깊이 감탄하고 있었다.


" 아버님 , 선생의 의복이 남루한데 어찌 그냥 보내셨습니까 ?  좋은 의복과 식량을 딸려 보내야 했지 않았을까요 ? "


이방원은 무인인 그의 형들과 달리 학문을 배웠기 때문에 정도전이 출중한 인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훗날 이방원은 벼슬이 고려에서 제학提學 에 이른다. 제학은 문장이 뛰어난 학자가 되는 것이 오랜 관례여서

 

그 지위에 임명되면 모든 관리들이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 했다.   " 고매한 선비에게 어찌 그와 같은 수고를 끼치겠느냐 ? "


이성계는 정도전의 집으로 쌀과 의복을 보내라고 이방원에게 지시했다. 


이날 이후 이성계는 해마다 정도전의 집으로 쌀과 피륙을 보내 정도전이 생계에 연연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 이성계와 함께 무엇을 꿈꾸시는 것입니까 ? "   하륜이 담담한 어조로 함주에서 돌아온 정도전에게 질문 했다.


하륜은 정 3품 전리판서로 재직하고 있었다.   " 자네와 같은 것을 꿈꾸고 있네 "


정도전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 그런데 왜 이성계와 함께입니까 ? "  


" 최영은 결함이 있네 "   최영은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기 때문에 개혁보다 안정을 바라고 있었다.


우왕이 불과 10세로 왕이 되어 이인임이 권력을 마음대로 농단 하는데도 최영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중  략 ...



" 저는 최영이 출중한 장군이라 생각합니다만 , 삼봉 형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 "


하륜이 다시 정도전에게 물었다. " 나 역시 최영 장군이 난세에 등장한 영웅이라고 생각하네 , 다만 ... "


정도전이 말을 머뭇거렸다. 1376년 연산 개태사에서 침입한 왜구에게 원수 박인계가 패배하자 민심이 흉흉해졌다.


이때 최영은 또 다시 노구를 이끌고 출정하여 부여에서 왜구를 대파했다. 그는 진정 고려 최고의 무장이었다.


" 이성계가 더 뛰어나다고 보십니까 ? "    " 그렇지 ... "


최영 장군은 청렴합니다.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한다는 풍문이 있습니다.


" 딸을 우왕에게 시집을 보냈네 ...  "  정도전이 먼 북쪽 하늘을 쳐다 보았다. 


" 그렇다면 이성계의 어떤 점이 우리와 뜻을 같이할 만한 무장이라 보시는 겁니까 ? "


하륜의 질문에 정도전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중 략 ...





이성계의 대승은 어지러운 고려조정을 승전 분위기로 바꾸었다.


이성계의 개선군이 보무당당하게 돌아오자 판삼사사의 벼술에 있던 최영이 백관을 거느리고

 

동교 천수사 앞에서 영접했다.


이성계가 말에서 내려 재빨리 군례를 바쳤다.   " 공이 아니면 누가 능히 이 일을 하겠습니까 ? "


최영도 재배하고 앞으로 나와서 이성계의 손을 잡았다.

 

이성계는 황산대첩이라 불리는 운봉전투로 고려의 영웅이 된 것이다.


개경에 있는 수많은 백성들도 연도에 몰려나와 그를 환영했다.


" 삼가 명공明公 의 지휘를 받을어 다행이 싸움에서 이긴 것이지 제가 무슨 공이 있습니까 ? 


왜구들의 주력은 완전히 격파 했으나 혹시 만약에 다시 침략해 온다면 제가 마땅히 책임을 지겠습니다 "


이성계가 머리를 숙여 사례를 했다. 우왕도 이성계의 승전을 기뻐하면서 황금 50냥을 하사했다.


" 장수가 적군을 죽인 것은 직책일 뿐인데 신이 어찌 감히 상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 

 

신은 황공하여 받을 수가 없습니다 " 


이성계는 사양하면서도 아뢰었다. 그는 매사에 신중하고 깊이 생각하는 인물이다. 

 

정도전은 그런 이성계를 최영보다 높게 평가한 것이다.

 


" 최영은 청렴결백하지만 귀족 출신이네 ...

 

그는 백성들의 고충을 절대 알 수가 없지 ... 하지만 이성계는 다르네 " 


정도전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하륜에게 말하였다. 그가 원하는 세상은 요순시대의 태평성대였다.


정도전은 역성혁명이 아니면 요순시대의 이상향을 건설할 수 없다고 생각 하였다.

 

고려의 귀족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고루한 생각으로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이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이인임 , 염흥방 , 임견미 , 등이 정권을 장악하고 뇌물받으며 백성들을 착취하였기 때문에

 

정치가 어지러웠다. 우왕의 신임이 두터운 최영은 비록 청렴결백했으나 귀족 출신이기에


한계가 있었다.  정도전은 고려 조정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 


'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백성이고 그 다음 사직이고 , 그 다음이 군주다 '


사직은 국가와 같은 말이다. 이는 국가가 백성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말로 우왕은 군주가 아니라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왕은 10세에 즉위하여 이색에게 학문을 배웠으나 환관들에 둘러싸여

 

점차 음란해져 갔다. 그는 기생들을 불러 들이고 사냥을 자주 다녔다.

 

또한 전국에서 광대를 불러 온갖 유희를 동강에서 펼쳤기 때문에 국고가 남아나지 않았다 .   

 

중략 ...


정도전과 고려 백성은 외쳤을 것이다 ...  ' 우는 왕이 아니다 ...................... !!!!!!!!!!!!!!!!!! ' 






책과 그리고 앞으로 드라마에서 볼 정도전의 고려말이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2014년의 대한민국과 전혀 다르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려의 32대 왕인 우왕은 1371년(공민왕20) 신돈辛旽 이 유배되자 당시 후사가 없던 공민왕이

 

전에 신돈에 집에 갔다가 미부美婦 와 관계하여 낳은 아들이 있음을 밝힘으로써 공민왕의 아들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신돈이 죽자 궁중으로 들어가 우禑 라는 이름을 받고 강녕부원대군江寧府院大君 에 봉해졌으나

 

< 고려사 > < 고려사절요 > 에는 신돈의 비첩인 반야般若 의 소생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어제 드라마 정도전에서도

 

정통성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다만 이성계가 우왕을 살해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았다는

 

우창비왕설은禑昌非王說 은 이성계 등이 조선 건국을 합리화 시켜려는 입장이 반영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대통령의 정통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정원에서 시작한 1219 부정선거 의혹은 이제는 민.관.군 에서 외우기도 힘들 정도의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은 해결 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양심있는 지식인과 깨어있는 소시민들이 끊임없이 특검을 외치고

 

있지만 장악된 언론에서는 전혀 사실 보도가 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양심있는 목소리에 억압을 하고 탄압을 하기에

 

이르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권은희 윤석렬 채동욱 같은 분들 입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공개적으로 


" 박근혜 무섭지 않다 . 국가 원수로 인정 못한다 " 고 용기와 소신에 찬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울광장에서 꺼지지 않던 촛불 민심은 결국 종교계까지 나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와 국정원 특검을

 

요구하는 파국으로 가고 있으며 며칠전 평범한 시민인 故 이남종님의 안타까운 분신 소식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바닥 민심은 최근 여러 기사에서 나오기 시작했으며 언제 무슨일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정적과 외출타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어제 드라마 정도전 첫회를 보면서 책으로 읽었던 삼봉 정도전을 다시 한번 떠 올려 보았습니다.

 

책을 다시 읽어 보고 싶었지만 지인께 선물한 뒤라 읽을 수는 없었지만 ... 드라마 정도전의 고려말 같은 현 대한민국의

 

이 혼란의 책임이 과연 대통령과 여당에게만 있는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부정을 부정이라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  

 

국민이 드린 소중한 표를 지키지도 못했으면서 그 잃어버린 표를 국민이 찾아 달라고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요 ?

 

부정을 부정이라 말 했다면 혹시 故 이남종님 같은 희생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


왜 새정치를 한다면서 자신의 뼈와 살까지 불태우며 죽음으로서 외치는 절규에는 관심 조차 없는 것일까요 ?  

 

정말 대한민국에서는 정치인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보 같고 어리석은 일인 것인가요 ?  

 

저는 드라마 정도전을 보며 대한민국 정도전을 함께 보려 합니다. 


하나는 결론을 알고 있는 드라마 정도전을 ...

 

또 하나는 제 눈과 귀로 보이고 들리는 결론을 알 수 없는 2014년 대한민국의 정도전을 지켜 보려고 합니다.  

 

2014년 슬픈 대한민국에서도 과연 정도전과 이성계가 나타날지 하고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