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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일기 낙서

[추석] 고향 경북봉화 방문기


추석이 왔습니다 ~~~ ♡

 

어릴적 명절은 늘 가슴을 부풀게 했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였는데

 

세월이 조금씩 가고 ... 사실 언제부터인가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게 된것이

 

제게도 세월의 때가 묻었나 봅니다 ...

 

변명을 하나 대자면 몇해전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제 할머니께서

 

돌아 가시고는 정말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

 

 

제 고향은 경북 봉화입니다

 

태어난 곳은 서울이지만 어릴적 집안이 힘들때 잠시 할머니와 큰집에

 

살았었고 명절마다 찾는 곳이라 고향을 물으면 봉화라고 말하곤 합니다

 

여러 추억이 깃든 제 마음의 고향이죠 ...

 

작은집인 우리 가족은 보통 하루전에 봉화에 갑니다.

 

울산에 사시는 사촌 큰형님 가족 경북 왜관에 사시는 사촌 작은형님 가족분들이

 

늘 먼저 와 계시지요 ...

 

 

 

이번에는 추석 당일 새벽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 

 

얼마전 MS(다발성 경화증) 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안은

 

우리 막내 아들은 이틀에 한번 집에서 인터페론베타라는 자가 주사를 맞습니다.

 

출발전날 저녁 일찍 주사를 맞추고 푹 재워서 추석 당일 새벽 4시에 출발을 하였습니다.

 

 

저는 운전하는것을 엄청 싫어 합니다 ...

 

다만 이른 새벽 어둠을 가르다 일출을 보며 운전 할때는 무엇인지 알수 없는

 

설레임과 뜨거움에 빠지곤 한답니다 ...

 

예전 작은 사업을 하며 연안부두 주변 일출 아래 헤드라이트를 켜고 지나가는 맞은편 

 

수많은 트레일러를 보고 감동?에 빠진후 늘 겪고 있습니다 ...

 

 

 

대구를 출발해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영주IC에 내려 조금 가디보니 일출이 느껴지더군요 ...

 

예쁜 사진 아름다운 사진 멋진 사진을 찍을수도 있었는대

 

운전중이라 몇장 찍지도 못했습니다 ^^;

 

 

 

 

 

영주를 지나 봉화에 들어서니 온 세상이 어둠에서 벗어나 산이며 들이며 꽃과 나무들이

 

눈 부시게 들어 왔습니다 .

 

봉화읍을 지나 큰집이 있는 물야면으로 들어서서 카톡으로 물야면에 진입 했음을

 

작은형님께 보고 했습니다 ^^

 

 

차례상 준비 하시고 기다리실까봐 ...

 

 

물야면에 들어서서 10분을 달리다 보면 제 큰집이 있는 오록리가 나옵니다.

 

큰집으로 올라가는 어귀에는 물야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초등학교에 선정되기도 한곳입니다.

 

사진에 담지 못해 참 속상하네요 ...

 

 

 

        ♣ 사진 좌측편에 물야초등학교가 있답니다 

 

                                    

 

 

 

 아주 예전에는 모두 비포장 도로였는데 지금은 길도 잘 만들어 놓았지요 ... ^^

 

 큰집에 도착하니 차례상 차릴 준비를 마친후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네요

 

 인사 후 옷을 갈아 입고 바로 차례상을 차린후 차례를 지냈습니다.

 

 예전에는 넓은 방이었는데 ... 큰형님이 장가 가시고 작은형님이 장가 가시고

 

 저 그리고 제 남동생까지 가족이 생기다 보니 그 넓은 방은 어디가고 아이들은

 

 방문 밖에서 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 ^^

 

 

 

차례를 지내고 맛있게 아침 식사를 하였습니다

 

사람이 많아 상을 두곳에 차리거나 번갈아 먹은지 꽤 오래된것 같습니다 ^^;

 

눈치가 빠른 첫딸이 밥먹다가 " 아빠가 좋아하는 문어가 빠졌다 " 말해서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 벌써 칠십이 넘으신 우리 큰어머니 ...

 

혼자 차례상 준비를 하시려니 이제 몸에 부치는것이 느껴지십니다 ...

 

죄송합니다 ...

 

일찍 가서 도와 드려야 하는데 ... ㅠㅠ

 

 

보통은 차가 많이 밀릴까봐 차례를 마치면 산소에 들렸다 바로 대구로 내려오곤 했는대요

 

작년에 전립선암 수술하신 큰아버지와 세월의 무게에 힘겨워 하시는 큰어머니를 돕고자

 

모두들 과수원으로 출동을 했습니다 ...

 

 

 

 

 

 

보통 산소에 갈때는 차로 이동하거나 걸어 가곤 했는데요

 

아이들이 경운기 ~ 경운기 ~ 하는 바람에

 

큰아버지께서 허허 하시면서 시동을 거셨지요 .......... ^^ 

 

 

 

우리 사랑스런 7살 아들 이랍니다 ^____________________^ 

 

 

 

저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라는 놈 때문에 뒷모습만 찍다가

 

경운기를 타지 못했습니다 ㅠㅠ

 

 

 

 

과수원을 가로지러 올라가면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제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잠들어 계시는 산소가 있기도 합니다 ...

 

큰아버지께서 우리집안 선산을 만드신지 몇해 되셨는대요 제 큰아버지 큰어머니 제 부모님

 

그리고 언젠가는 저도 저곳에 쉴지 모르겠네요 ...

 

 

 

 

사진 찍을때는 몰랐는데 ...

 

떨어진 낙엽이 사진속 모습을 더욱 쓸쓸하게 하는군요 ...

 

성묘를 마친후 모두들 과수원 일을 돕는데 혼자 앉아 사진만 찍고 있었습니다.

 

몇해전 찾아온 대퇴골두무혈성괴사 라는 놈 때문이지

 

절대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_______________= :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을 도왔지만 역시 농사일은 끝이 없고 힘든법 ...

 

 많은 일도 못했는데 해가 지기 시작 하더군요 ...

 

 원래 막노동과 농사일은 해 지면 퇴근 아닌가요 ^______________^ ;;;

 

 ㅇ ㅏ ... 물런 저는 아무일도 못했지만요 ...

 

 

 

 

 

 

        조금 흐린 날씨에 해가 지고 있어 그런지

 

        사진 속 나무가 화선지에 먹으로 그린 한폭의 그림 같네요 ...  (..)('')(..);?

 

 

♣ 과수원에서 내려다 본 석양 아래 마을 모습입니다 ...

 

 

 

 

       다들 과수원에서 작은 손길을 보태고 있을때 ...

 

       저는 사진을 찍기도 하고 여러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

 

       그러다 보니 어느순간 다들 내려 가시네요 .

 

       얼른 뒤 따라 내려 갔습니다 ... ^^;

 

 

       저녁을 먹고 대구로 내려 가려니 밤길 위험 하다 하시며

 

       하루 자고 가라 하셨습니다.

 

       매번 차례 지내기 무섭게 내려 가는것이 죄송스럽기도 해서

 

       하루 자고 아침 일찍 내려 가기로 했습니다 ...

 

 

       저녁을 먹고 담소를 나누다가

 

       일찍 자리에 누웠습니다.

 

       맥주 한잔 하고 자라 하시던데 ... 내일 운전해야 함에 참았습니다 ... ^^

 

 

       큰집에는 화장실이 두곳입니다.

 

       집안에 하나 예전 리모델링 하기전 초가집?일때 쓰던 바깥에 화장실 하나 ...

 

 

       우리 가족은 사랑방에서 자게 되었는데요  

 

       가족이 늘어 거실에도 잠을 자다 보니 

 

       문밖 화장실을 이용 하시려는  

 

       아버지께서 후레시를 가져 오셨습니다 ... 

 

 

 

 

장난꾸러기 우리 공주께서 얼굴에 후레시를 ㅡㅡ::::::::::::

 

제가 봐도 무섭기는 하지만 그날 밤 건진 유일한 추억의 사진이 되겠군요 .... ^^

 

 

다음날 일찍 아침을 먹고

 

서둘러? 대구 울산 왜관 내려갈 준비를 했습니다 .

 

 

매번 명절마다 느끼는거지만 우르르 왔다가

 

모두 내려 가고 텅 빈 집에 남으시는 돌아가신 할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

 

얼마나 쓸쓸 하셨을지 ...

 

 

 

 

 

 한참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왠 낯선 달구녀석 한마리가 나타났습니다 ...

 

 

제법 큰 녀석인대

 

옆집에서  키우는 달구랍니다 ...

 

제가 가까이 가도 겁을 내지 않더군요 ...

 

 

 

큰 어머니께서 사람한테 덤비니깐 가만 놔두라 하시는 말에

 

오기가 생겨 다리를 살짝 살짝 갖다 대었더니

 

파다닥 ~ 하며 두 닭발로

 

제 다리를 날아 올라 공격하더군요 =_________= ::

 

 

사실 깜짝 놀랐으나 아이들도 보고 있고 해서

 

태연한척 하며 몇번을 부딪히며 싸웠습니다 ...

 

 

세번 공격 하더니 슬슬 물러 서더군요 ...

 

제가 이놈 ~ 하고 달려드니 마구 도망 가는데

 

제가 그 장면을 멋지게 찍어버렸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 v

  

♣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다 넘어 갔습니다 ㅋㅋㅋ

 

 

 

밤 떡등 차례음식이며 사과 한박스에

 

쌀까지 챙겨 주시는 큰아버지 큰어머니 ...

 

정말 감사합니다 ...

 

늘 죄송 하구요 ....

 

출발 하려는 차를 잡으며 큰어머니 ...

 

다리 잘 챙기고 우리 아들녀석 다시는 아프지 마라는 말씀 ...

 

그 말씀보다 큰어머니의 눈을 보며 울뻔 했습니다 ...

 

다음 설에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

 

큰아버지 큰어머니 오래 오래 건강 하셔야 해요 ...

 

ㅇ ㅏ ...

 

한분은 내려오지 않으셨습니다 .

 

재작년 대장암 수술을 하신 우리 아버지 큰아버지 큰어머니

 

힘드실까봐 일 다 도우시고 내려 오신답니다 ...

 

 

거참 ... 몸도 안좋으신데 걱정입니다 ...

 

 

그럼 시골에

 

전립선암환자이신 큰아버지

 

대장암환자이신 우리아버지

 

칠십 넘으신 큰어머니만 남으셨네요.

 

젊은 사람들은 다 떠나오고 말입니다 ...

 

 

 

 

 

 

 

내가 자고 싶은만큼 잘수가 없다

 

 

시간은 지금도 흐른다

 

 

 무심코 지나치는 강물처럼 소리없이 빠르게 빠르게

 

 

 이 사진속 100일 된 아이는

 

 

 어느덧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꿈과 열정이 넘치던 27살 청년은

 

 

 몇가지 질병과 발전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찌든 평범한 이웃 아저씨로

 

 

 늘 나의 포근한 언덕이 되어 주시던 할머니는

 

 

 사진속에만 계신다 ...

 

 

 

 

... End